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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10~13 백두산 2

서영도 2011. 9. 14. 16:03

 

둘째날  :   9월 11일

 

 

 

서파 산문에 들어서기까지 차창 밖으로 펼쳐진 원시림의 수해,

하얀고 하얀 피부를 드러낸 채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늘어선 팔등신 미인들의 환영 물결,

아~ 자작나무 !

내가 백두산에 왔음을 비로소 실감하게 만드는 그대여,

누가 자작나무를 두고 숲속의 귀족이요 가인(佳人)이며, 나무들의 여왕이라고 했던가 !

넋 나간 사람처럼 창밖만 쳐다보게 된다

왜냐구요?

미인 앞에 사족을 못 쓰는 사지 멀쩡한 사내이여서만은 아닐 것이다

 

북방 기마민족은 자작나무를 신수로 여겼었다

즉 인간이 신을 만날 수 있는 천계와 지상의 연결통로로 숭배했었다

그 흔적으로 신라의 금관에서 볼 수 있는 심엽형(心葉形) 장식은 자작나무의 잎을

상징하는 것이였고 천마총의 그림 또한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진 것이다

이런 북방 기마민족의 기억이 내게 전해지고 있어 자작나무를 더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수피 겉면에 흰색의 기름기 있는 밀랍 가루 같은 것으로 덮여 있어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하여 자작나무라고 한다

오랜 옛날 전기나 초가 없던 시절 자작나무 껍질에 불을 붙여 밝혔다

결혼식에 화촉(華燭)을 밝힌다며 축 화혼(祝 華婚)이란 하는데

여기서 화(華)는 자작나무 화(樺)에서 유래함이다

 

 

 

 

서파 매표소   < 입장료 100 元, 셔틀버스료 85 元, 서파종주비 1000원 >

중국에서는 백두산을 창바이산(長白山)이라 한다

 

산문 안에서는 전용 셔틀버스로만  이동할 수 있다

 

산행 시작점인 계단길 입구까지 30분 이상 타고 이동한다

 

 

 

 

주차장에 내려 계단길을 따라 5호 경계비까지 약 30분 정도 오른다

 

 

가마 타고 시집 가누나...

난 가마, 인력거가 보이면 타는 편이다

황산, 아미산에서도 가마를 탔고 차마고도 호도협에서는 인력거를 탔다

여행이든 트레킹이든 즐기러 온 마당에 난 즐겁고 이 사람들한테는 일거리 제공이다

 

근데 이 날은 휴일이여서 중국인 관광객이 아주 많았는데

나 혼자만 가마를 타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동물원 짐승 보듯 쳐다보는 것 같아 도중에 내렸다.....

 

5호 경계비에서 바라 본 천지 조망,

이런 모습을 왜 내가 진즉 보려하지 않았던가 ?

" 아~아~"

단지 외마디 감탄사만 내뱉을 뿐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서파 종주길에 되돌아 본 계단길,

이 날 한국인은 우리 7명 뿐이고 14억 중국인의 극소수에 해당되는 중국인 인파,

중국인들은 종주와 같은  산행은 하지 않기 때문에 종주하는 사람은 모두 한국인이다

 

일행 7명에 중국 가이드 2명 더해 총 9명이 종주에 나섰다

중국에서 현지 가이드를 동반하지 않고는 산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캐나다 록키의 페이토 호수 색깔보다도 훨씬 더 아름답다

 

 

 

 

 

 

 

저 멀리 끝 간데 없이 펼쳐진 만주벌판,

일제의 핍박과 억압을 피해 고향을 등 지고 강제 이주길에 올랐던 선조들의 피 맺힌 한이 서린 땅,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 하고 생을 마감하며 뼈를 묻어야 했던 땅.......

 

 

산용담

 

 

백번을 와야 두 번 볼 수 있어 백두산이라 한다는 우스개 소리처럼

천지의 조망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난 나의 행운을 믿는다

그렇게 되리라고 강한 믿음에서 이다

 

중국 황산, 아미산,

일본 북알프스,

유럽의 융프라우,

캐나다 록키의 산군들

그동안 다녀 본 비록 많지 않은 곳에서 그 기대는 한 번도 어긋나지 않았다

이번 서파 종주 내내 구름으로 봉우리가 약간 가려지는 구간도 있었지만 천지를

계속 조망하며 트레킹을 하게 됨은 분명 행운이다

 

꽃이 아름다운 7월과 8월초가 아니라

비교적 날씨가 건조하고 쌀쌀해지는 9월의 겨울 날씨에 오게 됨이 행운의 요인일테지만

 

가운데 젖꼭지처럼 뽀족한 봉우리가 북한의 장군봉(2744m)dm로 백두산의 16 봉우리 중에 최고봉이다

 

 

 

 

 

 

 

초겨울 날씨로 바람도 세차서 움직이지 않으면 여간 춥지 않다

 

 

 

청석봉에서 내려 본 한허계곡

 

 

 

 

중국인 현지 가이드

 

 

 

 

 

 

 

 

 

 

노랑만병초?

 

한허계곡

 

 

 

한허계곡에서 백운봉으로 오르는 구간으로 서파종주에서 제일 힘든 구간이다

7월에 오면 천상화원을 이룬다

 

 

가지돌꽃

 

 

 

 

 

백운봉 직전의 너덜길, 붉은색 끈으로 돌을 묶어 만든 표지기들

 

제공되는 도시락

이 것 먹고 어찌 힘 쓰라고...

 

 

 

 

 

 

변화무쌍한 백두산 날씨에 중국측 최고봉인 백운봉(2691m)이 구름에 가려졌다

 

바위구절초,

날 만나기 전에는 결코 스러질 수 없다며 기다려준 성의가 너무 고마워서....

 

 

 

 

 

내일 오르게 될 북파의 천문봉

 

 

 

 

 

 

 

 

 

 

 

 

 

분화구쪽은 낭떠러지 절벽, 반대쪽은 완만한 경사

 

 

 

 

 

 

 

천문봉 기상대 건물이 보인다

 

 

 

 

 

북한쪽에서 천지로 내려서는 계단길이 보인다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온다

 

내일 짚차 타고 올라 갈 찻길이 보인다

 

 

 

높은 산중의 명문봉 아래 움막

 

 

 

 

 

 

 

 

 

오늘 저녁 묵게 될 산문 내 숙소 건물이 보인다

 

장백폭포

 

 

 

들쭉나무가 보일 때마다 한참씩 머물며 열매를 따먹었다

들쭉나무는 키가 채 5 cm 정도로 땅바닥에 바싹 붙어 자라는데

열매가 아래로 달리다 보니 코를 땅바닥에 파묻 듯 하고 눈을 위로 치켜 뜨는 자세를 취해야 열매가 잘 보인다

블루베리랑 같은 과인데 맛도 비슷하다

 

과거 금강산 세존봉 산행 시 면세점에서 들쭉술을 사며 들쭉 열매가 어떤 것인지 참 궁금했는데

종주 동안 실컷 보고 맛도 충분히 본 것 같다

 

나래박쥐 나물

 

 

 

서파 종주의 종착지인 승사하 다리에서,

서파 종주에 보통 9~10 시간이 소요된다는 정보에 따라 단단히 마음 준비를 하고 나섰다

한허계곡에서 백운봉으로 오르는 구간에서 숨이 빨리 가파지는 등 약간의 고소증세를 느꼈다

들쭉 열매 따먹느라 여러 차례 미적거렸는데도 산행 시작 6시간 30분 만에 잘 마무리 되었다

 

승사하

 

천상 온천호텔에서의 저녁 식사,

입맛이 남 못지 않게 까탈스럽지만 여행 나와서는 잘 먹는 편이다

솔직히 말해 어떤 때는 아예 맛을 보지 않고 그냥 밀어 넣는 경우도 있다

이번처럼 산행체력 유지를 위한 생존본능 인지도 모른다

 

여행 하는 지역 고유의 음식을 맛 보는 것도 여행 목적의 한 가지일 수 있다

그래서 난 굳이 고추장, 멸치 볶음, 깻잎무침 등 한국 음식을 준비해 가지는 않는다

' 배 고파 봐라, 뭘 못 먹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