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617~25 노르웨이 1 <뤼세보튼>
불행해지기에는 내 인생이 너무나 짧다 !
오직 단 한번만 살 수 있는 인생이지 않은가 , You only live once(YOLO)
지금 순간을 잘 사는 게 중요하다, Live in the moment
오늘의 이 순간은 절대 다시 오지 않는다, Seize the day
그러니 현재 이 순간을 즐겨라, Carpe diem....
이번 여행의 주목적은 노르웨이 피오르드 3대 트레킹이다
즉 쉐락볼튼(Kjeragbolten),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 트롤퉁가(Trolltunga)를 보러 가는 것이다
노르웨이 트레킹을 가야겠다고 생각한 게 약 오 년 전쯤이었을 것이다
인터넷으로 우연히 접한 프레이케스톨렌 사진 한 장을 보며 언젠가 한번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리 힘이 빠지기 전에 다녀와야할 것 같아 지난 이월의 아프리카 여행 후기 마지막편에 조만간
다녀올 것이라고 미리 공언까지 했기에 더이상 미룰 일도 아니었다
6월 16일 근무를 마치자마자 출발해 이번 트레킹의 기점인 노르웨이 남서부의 뤼세보튼을 향했다
김해 출발 김포행 비행기가 20:30 출발 예정이었는데 출발시각이 두 차례나 지연되더니 근 22시가 되어 출발하려 한다
김포에서 내려 인천까지 가서 00:50 암스테르담 행 비행기를를 타려니 시간이 정말 간당간당하다
열이 뻗쳐 대기중인 기장과 승무원이 듣게 직원한테 한소리 했더니 그나마 서두른다
김포에 내려 택시를 타고 기사더러 최대 속도로 달려달라고 부탁하니 시속 200km까지 달려 20분만에 도착한다
그 댓가로 버스요금의 열두 배에 달하는 비용은 기꺼이 치뤘다
6월 16일 1. 창원 ~ 김해 구간 - 자가용
2. 김해 ~ 김포 구간 - 대한항공(20:30)
3. 김포 ~ 인천 구간 - 택시
6월 17일 4. 인천 ~ 암스테르담 구간 - KML항공(00:50) / 10시간 30분
5. 암스테르담 ~ 스타방에르 구간 - KML 항공(08:15) / 1시간 30분
6. 스타방에르 ~ 뤼세보튼 구간 - 버스 / 3시간
한국에서 입고 간 짧은팔 그대로의 남방차림으로 스타방에르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찬기운이 와락 품속으로 껴안기는 듯한 느낌인데 날씨가 우리나라의 늦가을이나 초겨울인 것 같다
이동 중 트렁크를 열어 펼칠 수도 없어 벌벌 떨다 뤼세보튼행 버스에 후다닥 뛰어 오른다
정신없이 서두르다 보니 해외여행에서 꼭 필요한 데이터 사용을 위한 현지용 유심칩을 공항에서
구입하는데 착오가 생겼고 이는 트레킹 후반 베르겐의 관광 일정에 커다란 아쉬움을 남기는 요인이 된다
노르웨이의 영토가 남한의 4배 정도인데 반해 인구는 고작 600만 뿐이니 공항이 아니면 이번 일정에서
경유하는 대도시가 없어 유심칩을 판매하는 곳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에 필요한 정보검색과 번역앱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어 교통티켓 구입 등에 아주 불편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용 심카드, 2G 200 크로네>
나중에 타인이 구입한 심카드를 100크로네을 주고 샀지만 비밀번호 설정문제로 사용해보지도 못하는 불운까지...
스타방에르~뤼세보튼은 차량으로 약 3시간의 거리이다
스타방에르에서 뤼세보튼으로 향하는데 길 양쪽 주변이 온통 바위의 절벽 형태이고
가운데 바닥은 편평한 양상으로 빙하의 침식에 의한 U자형의 전형적 피오르드 지형이란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렇듯 노르웨이의 남서부는 온통 피오르드 지형이다
따라서 뤼세보튼으로 가는 내내
난 길 양편을 촘촘히 둘러싸고 막아선 거대한 암벽의 만리장성에 갇힌 것만 같았고
저멀리 전방으로 보이는 유일한 탈출구를 향해 끝없이 달려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피오르드의 가파란 절벽 사면을 따라 형성된 도로이기에 도록폭을 넓게 만들 수 없었음에 대개 1차선이다
마주오는 차량이 있으면 차량 한대가 길가로 비껴 서거나 아니면 서행으로 가까스로 서로 교행할 수 있다
내일 걷게 될 쉐락볼튼 트레킹의 시작부인 Oygardsstolen주차장을 지나치며 보니 타고온 트레커들의 차량으로 주차장이 만차 수준이다
이날은 사진에서처럼 이렇듯 아주 화창하고 좋은 날씨였다
노르웨이의 날씨는 하루에 열두 번이 아니라 골백번도 더 오락가락한다
차가운 내륙의 공기와 따뜻한 멕시코 만류의 공기가 만나며 시도때도 없이 구름이 몰려들고 비를 뿌려대니 하는 말이다.....
도로는 Oygardsstolen의 쉐락볼튼 주차장 고도 640m에서 피오르드 절벽면을 따라 형성된 27번의 헤어핀 커브를 그리며
뤼세보튼의 고도 0m로 비류낙하로 곤두박질치듯 떨어지는데 당연 겨울철에는 차단된다
< 참고용 사진, 27회의 헤어핀 커브 >
뤼세터널 내부는 도록폭이 좁고 조명도 어둡고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곡선구간도 많을 뿐더러
내부 측면도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아 뽀족한 돌들이 그대로 튀어나와 있다
이런 길을 따라 대형 버스를 자유자재로 모는 백발이 성성한 기사분에게 존경의 눈길을 아니 보낼 수 없다
< Lysefjorden TuristHytte >
15시 경 뤼세보튼의 숙소에 도착해 늦는 점심으로 전통음식인 랍스코스를 먹는데 맛이 내 입에는 10점 만점에 0점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억지로라도 조금 꾸역꾸역할 수밖에 없다
<랍스코스 >
점심 식사 후 뤼세보튼(Lysebotn)을 둘러본다
뤼세보튼은 뤼세피오르드의 동쪽 끝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인구는 고작 67명 정도로 관광시즌에만 사람이 거주하고
도로가 차단되는 겨울철에는 아무도 거주하지 않는다
1950년대 초 뤼세수력발전소가 건설되며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으며
뤼세(Lyse)는 light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 뤼세피오르드의 양면을 직벽으로 둘러싼 화강암의 밝은 색깔을 의미한다
1만년 전 빙하가 녹으며 형성된 지형이기에 주변은 당연 절벽 형태이다
따라서 빗물 침식에 의한 V자형 사면과 달리 상부의 물은 전부 폭포가 되어 떨어진다
비라도 오면 주변에 온통 폭포의 장관이 펼쳐지는 게 피오르드 지형의 특징이다
비이크족들의 천국인 것 같다
오토바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언제쯤 선진국을 따라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은 고속도로, 자동차 전용도로에 바이크가 진입하면 큰일이라도 난 듯 여긴다
조용하기 그지없는 조그만 마을에 마침 뤼세피오르드 울트라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어 다소 소란스럽기까지 하다
거리 65km, 고도차 2500m, 제한 시간 12시간의 경기라고 한다
작년 투르뒤몽블랑(몽블랑 트레킹) 때도 울트라마라톤 경기가 열리더니 관광지다운 시끌벅적함은 있을지 몰라도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불편한 점도 생긴다
< 1961년 지어진 뤼세 채플 >
울트라마라톤 참가자들이 위치 좋은 곳의 숙소를 선점하는 바람에
식당과는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머물렀는데 캐리어 가방을 끌고 움직이기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다인실 밖에 없어 독실을 사용할 수 없었다
8인실 2층 침대의 방이었는데 6명이 함께 자게되었다
이런 경우 먼저 잠드는 사람이 장땡이라건만 일찍 잠이 들지못한 난
밤새도록 다양한 피치의 코고는 소리에 뒤척거려야 했다
< 뤼세보튼의 저녁식사 >
단일 메뉴이기에 역시 메뉴의 선택은 없다
나에게는 한없이 인내를 요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트레킹의 체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눈 딱 감고 맛은 느끼지 않고 퍼넣는다
< 뤼세피오르드 >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걸어오며 보니 뤼세보튼을 둘러싼 산 정상부가 구름으로 짙게 가리워지고 있다
내일의 쉐락볼튼 트레킹에 암운이 드리워지는 걸 직감하며 불면의 밤을 지새게 된다
아직 시차에 적응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밤새 잠을 설치며 두세 차례 밖을 내다보았는데
빗방울은 줄어들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야속하게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이 먼 곳까지 찾아왔건만 어찌 이럴 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