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29 그리스12<아테네>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Nation Archaeological Museum, Athens)
그리스 입국 첫날 들린 아크로폴리스 고고학 박물관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서 발견된 유물을 전시한 곳이고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외 그리스 본토와 섬에서 발견된 유물을 전시한 곳이다
♧ 키클라데스 문명(Cycladic civilization)
기원전 3,200~1,100년 동안의 시기로
키클라데스 제도는 델로스 섬 주위의 군도로 에게해의 중앙 부분에 해당한다
기원전 2,800~2,300
키클라데스 제도
기원전 2,800~2,300
키클라데스 아모르고스 섬
원통형 베이스(Cycladic Cylindrical vase)
기원전 16세기 제작, 키클라데스 제도 메로스 섬의 필라코피 유적
표면에 어부를 묘사했고 리톤(rhyton, 뿔 모양의 술잔)이나 향로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
상기 베이스의 그림을 옆으로 펼친 것으로 미노아 문명에 나타나는 의식 행렬이다
필라코피가 에게해 미노아 문명의 중심인 크레타와 교역하며 발전한 항구임을 암시한다
♧ 미케네 문명(Mycanean civilisation)
기원전 1,600~1,100년 동안의 청동기 시대
아가멤논 황금가면(The Mask of Agamemnon)
실제 아가멤논 생존 시기(기원전 1,200~1,250)보다 이전인 기원전 1,550~1,500년에 제작된 것이지만
발굴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처음 명명한 대로 불린다
청동검(Bronze Dagger)
기원전 16세기,
검의 손잡이가 금과 은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전사들 중 한 사람은 쓰러져 있고 세 전사가 사자를 공격하는 형상인데 둘은 창으로 찌르는 자세를 취하고
한 사람은 활를 쏘는 자세인데 8자형 방패도 보인다
사자 한 마리는 대들고 두 마리는 달아나고 있다
8자형 방패는 크레타에서 사용된 전사들의 방패였고, 또 방패는 왕권을 상징이었다
미케네 문명은 크레타의 이러한 상징을 그대로 수용하여 미케네 왕권의 상징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기원전 1,200년 경 일어난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다룬 대서사시이다
트로이를 일리오스Ilios 또는 일리온Ilion이라 불렀는데 `일리아스`는 `일리온의 노래`란 뜻이다
호메로스가 태어난 시기는 기원전 약 750년 경이니 일리아스는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이야기를
500년이 지난 후 그리스 문자가 만들어지며 책으로 남겨진 것이다
호메로스가 미케네를 언급하면서 황금이 많은 곳이라고 했는데
1876년 하인리히 슐리만이 미케네 성채의 원형무덤 A에서 대량의 황금 유물이 출토되면서
호메로스의 언급이 사실임이 증명된 것이다
미케네 왕성에서 발굴된 황금가면, 황금 왕관, 청동검, 목걸이, 귀걸이 등의 황금 장식은
36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정교하여
당시 금세공술이 아주 뛰어났음을 말해준다.
청동기 시대의 미케네 문명이 당시 가장 귀한 금속이었던 황금을 왕권과 부를 과시하기 위해 많이 사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황금 장식을 선호하던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 그리고 크레타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금 가면(Gold death-mask)
황금 마스크는 死者의 얼굴 위에 놓였다
귀 주변의 작은 구멍에 줄을 꿰어 감아서 덮었다
청동검, 손잡이는 역시 금으로 장식했다
암포라 (Mycenaean palace amphora with octopus)
기원전 15세기,
암포라는 손잡이가 양쪽으로 달린 항아리를 말하는데 문어가 그려진 문양 등이
크레타의 이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에서 본 것이랑 흡사하다
당연 미케네가 보다 선진 문명인 크레타와 교역하며 미노아 문명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반영한다
미케네 여성 프레스코화(The Mycenaean Lady fresco)
기원전 13세기 미케네 아크로폴리스,
오른 손에 목걸이를 잡고 살짝 미소를 띈 듯한데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에서 엄숙함이 느껴진다
얇은 블라우스 위에 풍만한 가슴이 드러나는 보디스를 입고 있다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목걸이와 팔찌를 차고 있다
♧ 상고기(Archaic Period)
기원전 750~500년의 시기
장례용 암포라(Monumental Attic amphora)
기원전 760~750년,
세라메이쿠스 묘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암포라 표면에 장례식을 묘사했다
중앙의 죽은 사람 주위로 사람들이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애도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쿠로스(Kouros)
기원전 600년 제작,
수니온 곶의 포세이돈 신전 앞에서 발견되었다
포세이돈 신전에 바쳐진 후 기원전 480년의 제3차 페르시아 전쟁 때 신전이 파괴되며 땅속에 묻혔던 것으로 추정한다
쿠로스(Phrasikleia Kouros)
기원전 540~530년 메렌다 지역 묘지에서 출토
남자의 동상은 쿠로스, 여자의 동상은 코레이다
코레(Phrasikleia Kore)
기원전 550~540년 조각가 아스티온의 제작으로
메렌다의 묘지에서 발견되었다
머리에 관을 쓰고 목걸이와 귀걸이 장식을 했고 연꽃 봉우리를 들고 있다
쿠로스 받침(Base for a funeray kouros)
기원전 510년,
장례용 동상 쿠로스를 세웠던 받침 장식
死子가 생전에 운동 선수였을 것으로 추정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원작을 160 AD 로마 시대 때 복제한 것이다
아스클레피오스의 뱀이 감긴 지팡이는 현대까지도 의학의 상징으로 쓰고 있다.
전승에서는 아스클레피오스가 제우스의 번개를 맞아 죽은 글라우코스(Glaukos)를 치료하던 중
뱀 한 마리가 방안으로 들어왔는데 이에 깜짝 놀란 아스클레피오스가 자신의 지팡이를 휘둘러 그 뱀을 죽였는데,
잠시 후 또 한 마리의 뱀이 입에 약초를 물고 들어와 죽은 뱀의 입 위에 올려놓았고,
그러자 죽었던 뱀이 다시 살아나고, 이것을 본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이 했던 대로
그 약초를 글라우코스의 입에 갖다 대어 그를 살려내었다.
그리고 그는 존경의 의미로 자신의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한 마리의 뱀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지팡이에 뱀이 두 마리가 감긴 것은 헤르메스의 지팡이로 카두케우스라는 것인데
헤르메스는 전령, 여행 등을 상징해 의술과는 상관없는데 착각하여 의학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한의사협회도 과거 로고에 착오가 있었지만 비판을 받고 변경하여 현재 로고에는 뱀이 한 마리이다
쿠로스(Funeray Kouros)
기원전 510~ 500년,
메소게이아 지역의 묘지에서 발견
귀족 아리스토디코스의 무덤에 세워졌었다
♧ 고전기(Classical Period)
기원전 500~300년의 시기
포세이돈/제우스 청동상
기원전 460년 제작으로 에우보이아의 아르테미시온 곶의 난파선에서 발견되었다
오른 손에 들고 있는 물체가 번개이면 제우스이고, 삼지창이면 포세이돈일 테지만
현재로서는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아 의견이 분분하다
그리스인은 인체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인식했다
그렇기에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몸을 다양하게 조각하고 표현했다
나의 견문이 모자란 탓에 난 아직 한국에서 이런 형태의 나신을 표현한 유물을 본 적이 없다
조선 시대 이후로는 유교의 영향으로 이런 조각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현재는 女勸 신장의 개념이 너무너무 강조되며 인체에 대한 말 한마디조차 비하, 성희롱이라고 을러대는 판이니
이런 예술품의 창작은 상상이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한국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Votive amphiglyphon
기원전 410년,
네오 팔레론에서 발견되었다
영웅 Echelos가 님프 Basile를 유괴하는데 Hermes가 채찍을 들고 마차를 유도하고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상대를 취하기 위해 납치, 강간을 서슴치 않았고
배우자 외 이성과의 외도에도 스스럼이 없었다
추정컨데 이는 신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는데 수많은 사회 현상을 설명하려하니 신들간의 다양한 관계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일례로 헤파이스토스는 최고의 미인인 아프로디테를 부인으로 두고도 무기 제작을 의뢰하러 온 헤라를 겁탈하려 했고
아프로디테 역시 얼굴값의 바람기로 아레스, 헤르메스 등과 관계를 가진다
한 조사에 따르면 그리스인이 세계에서 가장 섹스를 많이 하는 국민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이는 장구한 세월 동안 그리스인의 의식 속에 자리한 신화의 영향 때문은 아닐지.....
운동 선수의 청동상(Bronze statue of a young athlete)
기원전 340~330년,
머리에 맨 밴드가 경기에서의 우승자임을 나타낸다
청년 청동상(Antikythera Ephebe, Bronze statue of a youth)
기원전 340~330년,
크레타 서북쪽의 작은 섬인 안티키테라 섬 난파선에서 발견되었다
오른 손에 둥근 물체를 들고 있는데 이 청년이 누구의 동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다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잡고 있는 모습인지
아니면 파리스가 사과를 잡고 있는 모습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아무튼 둘 중의 하나이다
1.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신과 아르고스의 공주 다나에(Danae)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우스(Acrisius)는 외손자의 손에 죽게 되리라는 예언이 걱정되어
딸 다나에가 외간 남자를 접촉하지 못하도록 청동 방에 가두었다
하지만 다나에의 미모에 반한 제우스가 황금 빗물로 변신하여 다나에가 갇힌 청동 방안으로 스며들었다.
결국 다나에는 이 청동 빗물을 맞고 임신하여 페르세우스를 낳게 된다
아크리시우스는 페르세우스가 제우스의 자식이란 사실을 믿지 않은 채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다나에와 페르세우스를 상자에 넣어 바닷물에 던져버린다.
이들은 에게 해의 작은 섬 세리포스(Seriphos)에 당도하게 되고, 그곳에서 딕티스라는 어부에게 구조되어 보호받게 된다. 훗날 이 곳의 왕 폴리덱테스가 다나에를 겁탈하려 하자 페르세우스가 어머니를 보호한다.
왕은 눈엣가시인 페르세우스를 제거한 후 다나에를 차지하기 위해 페르세우스에게
그것을 보는 순간 본 사람을 돌로 만들어 버리는 괴물 메두사(Medusa)의 머리를 가져 올 것을 명령했다
인간으로선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 과업을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의 아들인 덕분에 여러 신의 도움으로
메두사를 직접 보지 않고 청동방패에 비친 메두사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목을 칠 수 있었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를 처치하고 날아서 돌아오는 길에 아이티오피아(지금의 이디오피아)에서
바위에 묶인 채 바다 괴물에 바쳐진 안드로메다를 발견했다.
그녀는 케페우스(Cepheus) 왕의 딸이었는데 어머니가 한 말의 죗값을 대신 받기 위해
암몬 신전의 신탁에 의해 억울하게 죽을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이었다.
페르세우스는 자신이 안드로메다를 구출할 경우 자신에게 보상으로 줄 것을 약조 받은 후 괴물을 처치하는 데 성공했다.
페르세우스는 왕 케페우스와 왕비 카시오페(Cassiopee)의 환대를 받고 안드로메다와 결혼하게 되었다.
하지만 페르세우스의 결혼식장은 안드로메다의 약혼자였던 피네우스(Phineus)와 그의 동료들이
침입하는 바람에 난장판이 되었다.
약혼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피네우스의 격렬한 공격에 페르세우스는 수세에 몰리지만,
결국 메두사의 머리를 이들에게 보여주면서 200여명을 돌로 만들어버렸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 머리를 잘라오라고 한 폴리덱테스 왕이 자신의 과업 수행을 인정하지 않자
그마저 돌로 만들어버리고 고향 아르고스에 돌아온다.
하지만 운동경기 중에 페르세우스가 던진 원반에 공교롭게도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우스가 맞아 죽게 된다.
손자에게 목숨을 잃게 되리라는 예언이 적중한 셈이 되었다.
이에 페르세우스는 아르고스를 떠나 티린스로 가서 왕이 되었다
2. 파리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영웅의 이름으로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는
흔히 그의 타고난 이름 알렉산드로스로 불리기도 한다.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두고 간 황금 사과를 두고 세 여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
여신들은 제우스에게 사과를 들고 갔는데 제우스가 그 심판을 파리스에게 맡겼고,
모신(母神) 헤라는 지상 최강대국에서의 절대권력을,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끝없는 지혜를,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지상 최고의 미인을 조건으로 각각 파리스에게 황금사과를 요구했는데
파리스가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줬다.
그래서 아프로디테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황금사과를 받은 대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인
헬레네를 아내로 맞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헬레네는 미케네 아가멤논의 동생이자 스파르타의 왕인 메넬라오스의 아내였지만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파리스는 헬레네를 데리고 트로이로 달아났다.
결국 이 사건이 원인이 되어 헬레네의 남편 메넬라오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그리스군과의 트로이 전쟁이 발발하였고
파리스는 아테네의 맹장(猛將)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춰 전사시킨다.
그러나 파리스도 이후 전투 중 필록테테스의 활에 맞아 죽었다.
아타란테 헤르메스(The Atalante Hermes)
27 BC ~ AD 14 제작,
기원전 4세기의 그리스 원작을 AD 2세기 로마 시대 때 모작한 것으로
장례용 동상을 헤르메스의 모습으로 조각한 것이다
1860년 펠로폰네소스 아이기온에서 발견
아프로디테(Syracuse Aphrodite)
AD 2세기,
기원전 4세기의 그리스 원작을 모사한 것이다
♧ 아크로티리(Akrotiri)
아크로티리는 청동기 시대 키클라데스제도의 산토리니(티라)의 마을로
기원전 16세기의 화산 대폭발로 인해 오래 동안 화산재에 묻혔있다가 1967년 발굴되었는데
프레스코화 등 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다
`에게헤의 폼페이(Pompeii of the Aegean)`로 불린다
기원전 16세기 화산 폭발 당시 산토리니는 미노아 문명이 번성했던 시기였다
도로포장, 배수시설 등이 잘 갖추어졌고 3층 건물,고품격의 가구, 도자기 및 공예품 등이 발견되어
아크로티리가 상당히 높은 문화 수준을 지닌 도시였음을 말해준다
봄꽃과 제비(Spring flowers and swallows) 프레스코
크노소스궁 등 크레타 지역에서 발견된 프레스코화는 오랜 세월 동안 손상되어 일부분만 남아있지만
아크로티리 유적은 오랜 기간 화산재에 묻혀있었기에 온전한 상태로 발견되어
당시의 미노아 예술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권투 소년 프레스코(The boxing boy fresco)
기원전 16세기
영양(Antelope)
침대
♧ Hellenistic Period
기원전 323 ~ 31년의 시기
아르테미시온 기수상(Bronze statue of a horse and a young jockey)
기원전 140년,
에우보이아의 난파선에서 발견되었다
소년이 왼손으로 고삐를 잡고,오른손으로 채찍을 잡고 달리는 말의 역동적인 느낌이 잘 묘사되었는데
경마대회에서의 우승자가 감사의 의미로 신께 바친 것으로 추정한다
철학자 두상의 청동상(Portrait head of a bronze statue of a philosopher)
기원전 240년,
냉소주의 철학자 비온(Bion)의 두상으로 추정한다
소년상(Statuette of a boy)
기원전 3세기,
웃고 있는 아동이 기둥에 기댄 채 오리를 누르고 있는 형태
포세이돈(Statue of Poseidon of Melos)
기원전 125~100년,
키클라데스 메로스 섬
오른 팔을 들어 올리고 있는데 포세이돈의 상징인 삼지창을 쥐고 있었을 것이다
오른 다리 옆의 돌고래 또한 바다의 신임을 암시하고 있다
아프로디테, 판, 에로스(Aphrodite, Pan, Eros complex)
기원전 100년,
델로스에서 제작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야생의 반인반염소의 신 판(pan)과
사랑과 욕망의 신 에로스(Eros)가 함께 표현되었는데 신의 신성함보다는 장난기 어린 장면으로 묘사되었다
아프로디테는 목욕할 준비를 하고 머리가 젖지 않도록 밴드로 묶었고
판은 갑자기 다가와 그녀를 성가시게 하기 시작하고,
아프로디테의 아들인 에로스는 판의 뿔을 잡으며 웃으면서 그를 밀어낸다.
판은 평평한 코와 뾰족한 귀가 있는 동물의 양상으로 염소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그의 튼튼한 팔은 아프로디테가 그녀의 벌거벗음을 가리려고 하는 손을 붙잡고 있다.
아프로디테는 여신이라기보다 아름답고 세속적인 여성처럼 보인다.
판의 치근덕거림에 샌들로 가볍게 위협하지만 얼굴에 미소를 띈 채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작가의 의도는 젊음의 여성 신체의 우월한 아름다움과 야생 생물의 원시적인 성적 욕망을 장난스럽게 강조한 것이다.
공황장애를 의미하는 `패닉`은 판에서 생겨난 단어이다
판은 가축의 번식을 주관하는 목축의 신으로 목동들에게 사랑을 받은 신이다.
판이 태어나자 아버지 헤르메스는 아이가 재밌게 생겼다고 생각해 아이를 안고
올림포스 궁전으로 가서 신들에게 자식 자랑을 했다.
신들은 이렇게 희한한 모습이 있다니 하면서 깜짝 놀랐고 뿔도 있네, 꼬리도 있네, 발에는 염소굽도 있네 하면서
모든 것을 다 가진 아이란 의미로 판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리스 말로 판(Pan)은 '모든 것'이라는 뜻이다
이렇듯 판의 모습이 기괴해 얼굴은 사람인데 머리에 염소뿔이 달려있고
인간의 팔이긴 한데 염소처럼 털이 많이 나있고 두 다리는 아예 염소다리와 똑같은 반인반수의 모습이었다
판이 패닉이라는 말을 낳게 된 이유는 숲속에 몰래 숨어있다가 툭 튀어나와
지나가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을 받아 갑자기 정신이 확 나가는 상태를 판에게 당한 것 같다고 하여 패닉 상태라고 말하는 것이다
♧ Roman Period
기원전 1세 ~ 기원후 5세기의 시기
헤르마프로디토스/마이나데스(Hermaphroditus or a sleeping Maenades)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기인 AD 117~138년 제작,
헤르마프로디토스는
Hermes와 Aphrodite의 합성어로 즉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 태어났다
자웅동체를 의미한다
hermaphrodite / hermaphroditism이 의학적 용어로 사용된다
과거 부신피질 호르몬 생성 과정의 이상으로 양성의 성기를 가진 경우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단어의 어원을 전혀 알지 못했었다
마이나데스는 디오니소스를 추종하여 광적인 황홀 상태를 추구하는 여성 신도들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난교를 하는 등 광란의 행위를 했다
마니아(mania)의 유래가 되었다
마이나데스이면 술에 취해 쓰러진 여인의 모습으로
표범 가죽을 깔고 엎드린 채 잠들었다
그리스의 신들은 그동안 내가 그다지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
나의 일상생활 및 업무 영역에서 언제나 내곁에 함께 있었왔던 것 같다
최근의 예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켄타우로스 변이, 미국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여행지 공항을 통과하며 늘 보게되는 화장품 이름인 헤라와 헤르메스,
유명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니케), 내가 즐겨 신는 등산화 캠프라인의 히페리온, 헬리오스 이름에서부터
패닉 등 의학용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의 주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따라서 이번 그리스 여행 이후 난 그리스 신들을 보다 실제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