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50205 무학산(원계)

서영도 2025. 2. 6. 20:29



` 무학산은 아주 먼 옛날 호수였다 `
뭔소리이냐고 할 수 있지만 증거를 댈테니 한번 보시죠

일시 :  2025.2.5.
경로 : 원계주차장~임도길~시루봉능선~
          무학산 정상 ~원계능선


오전 진료를 하고 서두른다고 했는데
오후 2시 30분이 되어서야 원계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전에는 서원곡, 만날재 등 무학산의 동남쪽 방면을 산행했는데 요즘은 그동안 가보지 못한 무학산의  북서쪽 사면을 주로 산행 한다

지난 주 원계주차장~무학산 왕복 코스를 산행할 때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기에 오늘도 그 정도 시간 소요을 예상했는데 이게 좀 문제였다....  

원계주차장 고도 85m에서 한바탕 된비알을 올려쳐 고도 300m에 이르면 임도길이 나타나고 임도길 우측 감천 방향으로 40분 정도 이동하면 시루바위 능선에 이르고 여기서 시루바위를 바라고 올라간다

시루바위 능선을 오르는데 냉기를 품고 북서쪽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나의 발소리를 듣고 일어서는 바람인양  일진광풍처럼 몰아치는데 간간히 몸이 휘청거릴 정도이다
마스크 안쪽으로 흘러내리는 콧물을 수시로 훔쳐내며 된비알에서 가쁜 숨을 토하며 쉬지 않고 줄창 오른다
잠깐이라도 쉬면 강시 되기 십상이니 어쩔수 없다....

고도 640m에 이르러 시루바위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저멀리 무학산 정상의 송신탑이 조망된다

시루바위.
모습이 떡시루처럼 생겼는데 평탄하고 넓어 수 백명은 앉을 수 있을 듯하다,
능선 한가운데가 아니면 마당바위로 불렸을 것이다


삐에로 다리를 장착하지 않았는데도 긴그림자를 끌고 있는 내가 마치 소설 `키다리아저씨`에서 주디가 보았던 키다리아저씨라도 된 듯하다
이는 이때 벌써 일몰이 오래 남지 않았기 때문인데 방심했던 게 막판 낭패의 원인이 된다

시루바위에서 우측 아래를 바라보면 감천 마을이 조망되고

좌측 뒤로 바라보면 삼계가 조망된다

무학산 정상을 향하다 뒤돌아본 시루바위

무학산 정상
고도 650m을 넘어가니 눈이 제법 쌓였고 정상에 이르니 몰아치는 강풍에 태극기 휘날리는 소리가 미친년 치맛바람 날리는 소리는 저리가라 한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사람 흔적이라곤 없는데
사진을 몇장 찍고 그때서야 시간을 보니 5시가 다 되어간다
임도길 이동에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이를 산행시간에 계산하지 못한 착오로 상행에 2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일몰을 생각하면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정상 조망, 마산과 창원 시내 방향.
석양 무릅의 붉은 색조가 더해져 불그스레하게 보이고

정상 조망, 서쪽 방향.
서쪽 방면의 산들은 제그림자에 가려져 더 검게 보이고

정상 주변의 공룡 발자국 화석.
이는 무학산 일대가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대에 큰 호수였고 공룡이 호숫가를 지나면서 발자국을 남긴 것이다

경사면에 쌓인 눈이 밟아 다져지며 얼어 빙판길이 되어 있다
하산을 서둘러야 하니 마음은 꽁지에 불 단 새앙쥐 마냥 내달리고 싶은데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았으니 벌벌 기듯 할 수밖에 없다

일몰.
해는 서산 넘어 떨어졌는데 고도를 보니 500m이고 시각은 5시 20분 경이다
고도 85m까지 420을 더 내려가야 하는데
랜턴 마저 준비하지 않았으니 똥줄이 탄다

도시의 불빛(원계 마을).
고도를 내리니 눈도 없고 바람도 잦아드니
한결 수월한데 산속이라 일찍 어둠이 밀려든다
등산 스틱을 이용하여 무릎관절의 충격을 최대한 줄이며 달리고 달린다

비록 마음은 급헀지만 나중에 안되면
폰 불빛이라도 비추고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에 결코 당황하지는 않는다
어느 순간 저 아래 도시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6시 30분 원계마을 주차장 도착으로 하산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