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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14 月下情人
서영도
2025. 2. 14. 16:06
혜원 신윤복의 月下情人이다
그림 속 글귀는
김명원의 칠언절구 시 중 일부인데
"月沈沈夜三更
달빛 어두운 밤 삼경
兩人心情兩人知
두 사람 마음이야 둘만이 알겠지"
삼경이면 11시 ~ 1시 사이의 심야시간이다
당시로는 통금시간인데 남녀가
담 모퉁이 아래에서 만나고 있다
여자가 기생이라면 밤시간에 굳이 밖이 아닌 기방에서 만났을 것이고,
쓰개치마로 가린 머리 위가 볼록한 것은 가채를 쓴 탓일 테고
양갓집 여인일진데 몸종을 대동하지 않고 있어 밀회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이렇듯 혜원이 당시의 연애풍속을 대담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선비의 얼굴은 여인을 향했지만
발끝은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어
어딘가로 재촉하는 듯도 하고
여인은 속곳을 보일 정도로 치마를 들어올려 남자한테 플러팅을 하는 듯도 하다
달이 낮게 뜬 것은 남중고도 낮은 계절인 여름임을 나타내는데
달의 모습이 초승달도 아니고 좀 이상하다
이 모습에 착안하여
천문학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혜원 신윤복이 35세이던 1793년 8월 21일(음 7.15)에 일어났던 부분월식 때문이란 것이다
휘황찬란한 보름달빛 아래보다는
약간은 침침하게 가려주는 맛이 있는 달빛이
더 운치있고 밀회에 적당했을 것이다
다양한 면에서 신윤복의 천재성이 느껴진다
여러분 생각엔
이 두 사람이 헤어지는 순간일까요
아니면 어디로 향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