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per Mustang Trekking 일주
기간 : 2025.5.2. ~ 5.17.
네팔은 나의 여행지 선택에서 오래 동안 관심 밖의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따라서 무스탕이란 단어를 들으면 으레 양모 재질의 점퍼 무스탕이나 포드의 스포츠카 머스탱
또는 6.25 때 활약한 미 공군의 전투기 무스탕 등을 떠올렸었다
그런데 작년 10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마치고 귀국 전 카트만두의 타멜 거리를 배회할 때
우연히 만난 한국인으로부터 무스탕이 네팔에서 가볼 만한 정말 멋진 곳이라는 말을 들었다
귀국 후 무스탕 관련 책을 두어 권 정도 읽어보고서야 무스탕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스탕의 지리적 위치>
무스탕은 네팔의 중북부, 안나푸르나와 다울라기리 연봉 넘어 북쪽으로 티벳과의 사이에 위치한 지역이다
히말라야 산맥이 몸을 낮춰 티벳고원으로 변해가는 중간 지역으로 평균고도는 4,000m정도 되며
몬순 기간일지라도 비구름이 안나푸르나와 다울라기리 연봉을 넘지 못해 연중 건조한 곳으로
히말라야의 사막지형에 해당한다
1,380년 티벳 왕족인 아메팔 왕이 로만탕(Lo Manthang)왕국을 건국한 후 약 600년 동안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되어왔기에 흔히 `금단의 왕국`, `은둔의 왕국`으로 불려왔다
로만탕의 `로(Lo)`는 `남쪽`, `만탕(Manthang)`은 `기원의 땅`의 의미로 알려져 있는데
만탕이 외국어로 번역되며 무스탕(Mustang)이 되었다는 게 일반적 견해이다.
1959년 중국에 의해 합병된 티벳에 비해 오래 동안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아
티벳 고유의 문화 및 불교가 비교적 고스란히 잘 보존된 지역이기도 하다
1992년부터 외국인의 출입이 허가되었는데 비싼 퍼밋션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가이드를 동행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에 연 1,000명 정도만 방문이 허가되는 지역이다
이번 경우 무스탕 트레킹 퍼밋션 500달러, 입국비자 30달러 외 안나푸르나 보존지역 퍼밋션 비용 등
총 600달러 정도의 퍼밋션 비용이 소요되었다
'황량한 아름다움의 극치'인 무스탕을 관람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라고 친다.
1일차 (25.5.2.) : 인천 ~ 카트만두
`네팔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의 여행 경력 상 적잖은 나라를 여행했으면서도 네팔만은 이상하게 제쳐두기라도 한 것처럼 빠져있다가
작년 10월 이후 근 6개월 만에 다시 찾게 되니 적어도 나에게 있어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16일 일정의 무스탕 트레킹 계획으로 5월 2일 대한항공 편으로 카트만두로 향했다
인천~카트만두 비행 시간은 약 7시간이다
영화 두 편 보고 나니 눈이 피곤해 시트를 풀플랫으로 펼치고 누웠는데 비행기가 유난히 흔들린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기내방송이 이어지는데 마치 어서 잠 들라고 요람을 흔들어 주는 것만 같아 눈이 스르르 감기는 듯하다
코 골아 민폐되지 않기 위해 얼른 모로 돌아눕는다.
2일차 (25.5.3.) : 카트만두(1,380m) ~ 포카라 ~ 따또파니
카트만드 도착하고 다음 날 국내선으로 포카라로 이동하고
이후 짚차를 타고 약 4시간 이동하여 노천온천으로 유명한 따또파니로 간다
3일차 (25.5.4.) : 따또파니 ~ 좀솜 ~ 카그베니
따포파니 마을 앞의 칼리간다키(Kali Gandaki) 강.
`칼리간다키`는 `검은 강`의 의미인데 트레킹 내내 본 모습은 전체적으로 잿빛이었다
칼리간다키 강에는힌두교인들이 비쉬누신의 화신으로 여기는 암모나이트 화석(Shaligram)이 유난히 많이 발견되는데
이들은 모두 검은 색의 돌이었다
트레킹은 이 강의 서쪽을 따라 올라 로만탕에 이른 후 시계방향으로 동쪽으로 돌아 내려오는 일정이어서
트레킹 내내 이 강을 바라보게 된다
Rupse 폭포
따또파니와 좀솜 중간에 위치한 낙차 720m의 폭포이다
마르파(Marpha) 마을,
사과 농장으로 유명한 티벳 전통 마을로 이동 중 잠깐 들린다
만국기처럼 휘날리는 것은 티벳 불교문화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타르초이다
불교 경전의 내용이 적혀 있어 바람을 타고 널리 퍼져 모두가 깨달음에 이를 수 있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은 것이다
좀솜 공항
트레킹을 끝내고 포카라로 돌아갈 때 이 공항에서 18 인승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무스탕은 일명 바람의 땅으로 불린다
지형 특성상 칼리간다키 강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은 태풍급의 강풍이기 십상이어서 결항이 잦은데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 포카라까지 짚차를 다시 7시간 정도 타야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비포장 꼬부랑길에 어제와 오늘 차 멀미로 그런 고역이 없었다
그날 제발 비행기가 결항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나의 날씨 운빨을 믿는다.......
좀솜(Jomsom)은 해발 2,720m로 티벳어로 `새 요새`의 의미이다
과거 남북교역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해 설립한 요새에서 유래되었는데
고대 인도~티벳 간 소금무역이 활발하던 시대 때부터 칼리간다키 강의 주요 도시였고
1,970 년대 초부터 무스탕 지역의 행정 중심지이다.
카그베니(Kagbeni)
해발 2,800m로 `카그(Kag)`는 `중심지`라는 의미로 남쪽의 좀솜과 동쪽의 묵티나트 사이의 중심지에 해당하고
`베니(Beni)`는 합류지점의 의미로 칼리간다키 강과 묵티나트에서 흘러 내리는 종강(Jhong khola)이 이곳에서 합류한다
통상 카그베니를 경계로 하여 위쪽을 상무스탕(Upper Mustang), 아래쪽을 하무스탕(Lower Mustang)로 나누며
무스탕 트레킹을 위해서는 카그베니의 checkpost에서 퍼밋션을 확인받아야 한다.
닐기리 봉(Nilgiri Peak / 7,061m)
언제나 오전에는 구름이 없이 맑았다가 오후가 되면 구름이 몰려들며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게
무스탕의 전형적 특징이다
다음 날 아침 바라본 닐기리,
전날 오후에 비해 구름이 적어 봉우리가 뚜렸이 잘 보인다
고도 적응을 위해 카그베니 주변 전망대를 걸으며 바라본 조망들
좌측 다울라기리 (Dhaulagiri / 8,167m)와 우측 툭체(Tukuce / 6,920m)
카그베니 마을과 칼리간다키 강 상류를 향해 멀리 눈길을 던지며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어 본다
~ 고시레 ~
"히말라야의 신이여 !
고산증을 격어도 제발 견딜 수 있을 만큼만 격게 해
부디 무스탕 일주 트레킹을 완주할 수 있게 하소서
따시델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