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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603 홀딱벗고새 울거든

지리산 회남재 숲길을 걷는 내내독특한 새의 울음소리가 발길을 붙잡는다사박사박, 네 시간 반을 걸어도그놈의 소리는 줄곧 따라오며 귀를 간지럽힌다일명 홀딱벗고새로 불리는 검은등뻐꾸기의 네 박자 울음소리이다밤꽃이 피어 비릿한 향을 사방으로 퍼뜨릴 쯤 이 새는 '홀딱벗고, 홀딱벗고, 홀딱벗고...' 하며 어서 벗어던지고 몸을 뉘라는 듯 쉼없이 채근하듯 울어댄다제짝을 유혹하려 목청 터져라 부르는 노래라지만 계속 듣다보니 어느새 나의 마음도 싱숭생숭해진다혈기 방장한 시기였다면 진작에 뭔 일을 저지르고 말았을 만큼...야 이놈아제발 情人이라도 좀 구해주고 보채라 !밤꽃 흐드러지게 피어날 때 그대들이여, 절대로 혼자 산에 가지 마시라모름지기 情人의 손을 꼭 잡고 가시라그렇지 않으면 싱숭생숭한 바람만 잔뜩 안고 ..

나의 이야기 2026.06.04

251225 무학산

裸木겨울이면 나무는 화려하게 단장했던 잎을 모두 떨쳐 내고 알몸인 채로 산위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겨울을 난다겨울 산행은 비록 아름다운 꽃도, 싱그러운 녹음도, 고운 치장의 단풍도 없지만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裸木의 몸매를 감상하는 묘미가 있다 산정에 이르러 가만히 앉아 裸木을 멍하니 바라본다裸木으로부터 여인네의 아릿한 살내음이 물큰 풍겨오는 듯하다순간 나도 모르게 코를 벌름거려 본다향긋한 살내음은 도시 간 곳 없어 찾는 눈길이 방황한다코안으로 밀려드는 것은 매운 겨울 바람뿐이다몸을 으스스 떨게 하는 한기에 정신을 되찾고 하산을 서두른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26

250723 솔베이지의 노래

오래 전 내가 사는 곳,마산 집에서 멀지 않은 다소 외진, 구산면 석곡의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솔베이지`란 상호를 내건 경양식집이 있었다당시 인터넷 검색도 원활하지 못했던 시기였기에 난 이 솔베이지란 상호의 유래에 대해 알지 못한 채 궁금해했었다이후 근 30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솔베이지가 노르웨이의 국민음악가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1843-1907)가 작곡한 `페르귄트`에 나오는,한 남자를 평생 기다렸던 순정의 여자 이름이란 사실을 알았다2017년 노르웨이 트레킹을 끝내고에드바르드 그리그가 22년 동안 살았던 베르겐의 집, 트롤하우겐(Troldhaugen)을 찾았다베르겐은 멕시코난류의 영향으로 1년중 300일이 비오는 날씨이다그날도 역시 비는 내리고 혼자 찾아가며 노르웨이어로만 씌..

카테고리 없음 2025.07.23

250720 무학산

무학산은지금 한창 비비추의 계절이다걷는 산길을 따라 내내 피어줄곧 반가움의 인사를 건넨다습도가 높고 땀이 너무 흐른다간혹 어지럽고 자칫 쓰러지겠다걸음을 멈추고 쉬며 물을 마신다더위 먹기 십상이다천천히 걷고, 자주 쉬고, 물을 틈틈이 마시며 걷다보니 산행이 지체되어 정상에 도착하니 세 시간이 경과되었다평소 같으면 거의 하산을 완료할 시간이다열사병 만나지 않을 걸 다행으로 여긴다졸졸거리던 계곡물은 수량이 늘어세차게 거침없이 내달리고샘물은 시원하게 콸콸 쏟아진다건기의 계류가 치마귀 얌전하게 여민 정갈한 여자라면비 온 뒤의 계류는저고리 풀어 헤친 억센 남자이다옷가지는 땀으로 범벅되어 물이 뚝뚝 떨어지지만 계류를 바라보는 마음은서늘한 느낌의 착각에 빠진다비비추 안개약수(621m) 눌천샘

카테고리 없음 2025.07.22

250630 비목

https://youtu.be/2phwXxkoWH4?si=XEzhusth34mZK2zz 유월의 막바지에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진 한낮의 더위를 피해어스럼의 저녁 무렵 아파트 뒷편 청량산 산책에 나선다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 운동도 되고더구나 밤 시간이면 한적해 즐겨찾는 산책길인데대략 이틀에 한번꼴로 8~10 km 정도를 걷는다. 고개를 드니 허공에 걸린 초생달이 오늘따라 무척 곱게 느껴진다학창 시절 만났던 여인의 짙고 예뻤던 눈썹을 떠올리며 빙그레 속웃음 짓는다뒤돌아 보니 어제 올랐던 무학산 위 하늘은 아직 남아 있는 노을빛에 물들어수줍음 타는 여인네 얼굴 홍조인 양 발그레하다. 걷다 보면 자연스레 임도 주변의 풀과 나무에 눈길이 가는데 오늘따라 한 종류의 나무에 유독 눈길이 간다비목나무이다줄기나 ..

카테고리 없음 2025.06.30

250619 떠나가는 배

작사 양중해 / 작곡 변훈 https://youtu.be/kWJ8A8FJZZE?si=_po5vkFCJ0iOi4DU52년 6.25 전쟁이 끝날 쯤 시인과 문학소녀로 만났던 박목월과 제자 여대생이 사랑에 빠졌다 박목월은 서울대 교수직과 가정을 버리고 제주로 사랑의 도피를 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고 6~7개월만에 끝났다겨울 한복을 지어 제주로 찾아간 부인의 인품에 목월은 반성했고 한편 목사였던 여인의 부친은 이틀 밤낮으로 딸을 설득했다 부친의 손에 끌려 떠나가는 연인을 보내는 모습을 함께 본 친구 양중해 선생이 그 심정을 시로 쓰고 같은 학교 동료 음악교사 변훈이 작곡했다 '떠나가는 배'의 탄생 배경이다 어느날 나무에 걸린 달이 너무 고와 '영종'이란 이름 대신 '목월(木月)'로 이름..

카테고리 없음 2025.06.27

250613 두꺼비

"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물 길어 오너라 너희 집 지어 줄께 두껍아 두껍아 너희 집에 불났다 쇠고랑 가지고 뚤레뚤레 오너라 "전래동요인데 기원은 알지 못한다1935년 심훈의 [상록수]에작중 영신이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모래성을 쌓으며이 노래를 부른다밤길 소요(逍遙)중비가 오니 임도길에 두꺼비가 엄청 많이 보이길래이 노래가 흥얼거려졌다두꺼비 사진을 찍었는데어두워 잘 찍히지 않아30장 넘게 찍었지만겨우 1장만 볼 만하다지렁이를 잡아 먹는 순간을 포착했는데어두워 역시 잘 찍히지 않아 아쉬웠다...두꺼비집 짓기는 모래 속에 손을 쑥 집어넣고 손등 위의 모래를 토닥토닥 두드려 두꺼비집을 만드는 놀이인데어릴 때 많이 했던 놀이다최근 대통령 선거 때이 노래를 개사해" 준석아 준석아 총..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250502~17 무스탕 10 (추상~묵티나트~좀솜)

오늘 일정은 짚차를 타고 이동해 묵티나트 사원을 둘러보고 좀솜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묵티니트로 이동하는 도중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울라기리,다울라기리는 정말 수줍음 많은 봉우리인지 구름 면사포를 쓰고 도대체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왼쪽으로 닐기리가 보인다 묵티나트 사원 입구 묵티나트 사원(Muktinath Temple) / 3,760m 산스크리트어로 `구원의 땅`을 의미한다현지 티벳어로 `추밍가차(chuming Gyacha)`이며 100개의 샘이란 뜻이다힌두 사원과 불교 사원의 복합체로 힌두교도와 불교도들이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 108 성수. 힌두교도는 이곳 108개의 성수에 몸을 적시면 지난 과거의 업장이 모두 소멸되고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 8세기 티벳불교의 창시자 구루린포체 파드바삼바..

해외여행 2025.05.21

250502~17 무스탕 9 (탕게~추상)

일 시 : 20205. 5. 12.경 로 : 탕게(3,350m) ~ 빠라(4,183m)~추상(2,950m)이동 거리 : 23.6km소요 시간 : 11시간 24분고도 상승 1,239 m / 고도 하강 1,623 m 오늘 일정은 탕게를 출발해 추상까지 가야 하는 날이다안내문에는 예상 이동 거리 25km, 소요 시간 14시간이고 빠라 4,200m를 통과한다나의 트레킹 중 최대 난이도 일정 중의 하루가 될 것이다 3시 40분 경 잠자리에서 일어나 준비를 한다6시 출발하여 일몰 전인 7시 경까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다도중 포기하고 탈출할 경로도 없어 출발하면 어떻게 하든 목적지까지 가야 한다무스탕은 바람의 땅이다진행 방향은 맞바람을..

해외여행 2025.05.21

250502~17 무스탕 8 (야라~탕게)

일 시 : 2025. 5. 11.경 로 : 야라 (3,605m) ~ 탕게 (3,350m)이동 거리 : 15.4 km소요 시간 : 8시간 40분고도 상승 820 m / 고도 하강 1070 m 무스탕의 주업은 농사와 목축이다야크는 더 높은 산으로 올라가서인지 잘 보이지 않고 주로 염소떼와 마주치곤 한다아침 7시경 트레킹을 시작하는데 막 산으로 방목을 나가는 염소떼와 부딪혔다수백 마리가 우르르 몰려나오다 나와 맞닥뜨렸는데 그대로 멈추고 우왕좌왕 하는 게 재미있어목동만 없었더라면 한동안 장난이라도 치며 놀리고 싶다쪽수로 밀어붙이면 내가 당연히 질 테지만 염소는겁이 꽤 많은 동물인 것 같다. 뒤돌아본 야라 마을,참 포근한 느낌으로 ..

해외여행 202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