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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02~17 무스탕 5 (닥마르~가르곰파~초쿠라~로만탕)

서영도 2025. 5. 21. 12:21

 

 

일 시        :    2025. 5. 8.

경로         :    닥마르 (3,800m) ~ 무이라 (4,140m) ~가르곰파 (3,939m) ~초쿠라 (4,301m) ~ 로만탕 (3,820m)

이동 거리  :   16.1 km

소요 시간  :   8시간 50분

고도 상승 825 m / 고도 하강 790 m

 

 

 

닥마르를 출발하자 트랙은 무이라를 향해 초반부터 강파른 오르막길로 변한다

마음의 각오는 했지만 얼마나 힘이 들지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니 어찌 알겠나

한 걸음씩 떼다 보면 언젠가 가게 되겠지......

 

 

고도가 높아지는 만큼 조망은 시원스레 트이고 멋진 풍경은 끊임없이 펼쳐진다

몸이 힘든 만큼 보상은 눈 호강으로 하는 것이다....

 

 

 

 

무이라(Mui La), 고도 4,140m

트레킹 시작 약 1시간 50분이 경과할 즈음 첫번째 관문인 무이라에 이른다

 

구름이 모두 눈 높이에 머물고 있다

구름이 낮게 깔린 게 아니라 내가 높이 올라왔기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무이라에서

 

난 인증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고갯마루 등에서 몇 장 찍는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갑자기 영정 사진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도 있으니.......ㅎ

 

 

무이라를 지나 트랙은 한동안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온통 산들의 물결이 격랑의 파도처럼 물결치는 황량하고 척박한 지형 한가운데

녹색의 오아시스, 마랑 마을이 오른쪽 저멀리 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가르 곰파가 보인다

 

 

초르텐의 양식이 만들어진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취하는데

가르 곰파의 창건 연대가 오래되어서인지 대체로 투박한 모습이다

 

 

 

 

가르곰파 (Ghar Gompa, Lo Gekhar)

 

고도 3,939m에 위치하였으며 8세기 파드마삼바바(구루 린포체)에 의해 창건된

무스탕 최초의 절로 알려져 있으며 충시곰파와 더불어 무스탕에서 가장 성스러운 곳이다

일명 `로게까르`라고도 하는데 이는 `로의 순수한 미덕`이란 의미로

파드마삼바바가 불교 탄압을 예견하고 숨겨둔 `테르마(매장 경전)`이 발견된 곳 중의 하나이다

참고로 `사자의 서`는 이 테르마 중의 하나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들리는데 무스탕 지역 곰파의 부속건물이 롯지처럼 운영되기도 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 위에 트레커가 몇개의 점으로 보인다

장엄한 자연 속에 인간은 한갖 미물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제아무리 아둥바둥 해도 억겁의 시간 속에 찰나를 살 뿐인데

이런 사실을 익히 알면서도 겸손해지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으니 얼마나 더 수양해야 할지.....

 

 

가르 곰파를 지나서부터 초쿠라(초고라)까지는 지난한 가풀막이 이어진다

몇 걸음 떼면 숨이 차서 쉬고 가슴은 답답하고 그렇게 헐떡거리기를 얼마나 했을까

룽다가 보이기를 학수고대 하다 지쳐 포기할 쯤에야 저멀리 고개 정상을 알리는 룽다가 보인다

 

 

 

초쿠라(Choku La)

 

 

초쿠라(Choku-la)로 표기되어 있지만 구입한 지도 상에는 초고라(Chogo-La)로 되어 있고

고도는 4,298m로 표기되어 있지만 지도상의 표기는 4,280m으로 중구난방이다

나의 gps기록에 준해 기록하기에 4,301m로 기록하는 것이다.

 


고도 그래프

 

 

초쿠라 정상에서 로만탕까지 거리가 6.3km 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 거리는 훨씬 더 되어 보였다

몸이 지칠 대로 지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 아니면 거리 표기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남갈 곰파

 

 

케처종(Ketcher Dzong) 유적.

아메팔 왕 시절 산 정상에 지은 요새이다

 

 

로만탕(Lo Manthang)

 

고도 3,820m로 무스탕 로 왕국의 수도,

1,380년 아메팔 왕에 의해 건설되어 600여 년 동안 꿋꿋이 버티어 온 인구 약 1,000명 정도의 성벽도시이다

하지만 세월의 부침 속에 25대 왕 재임 때까지는 자치권을 인정받았지만 2,008년 이후 네팔 정부에 귀속되었다.

 

 

무스탕은 험준하고 척박한 지형적 특성을 가진 지역이다

하지만 로만탕 주위는 이렇게 평탄한 평원이 있고 물이 풍부해 왕국의 수도로 위치하게 된 것은 아닐까....

 

`Welcome to Lo-Manthang Municipality`

로만탕 방문 환영문인데 2,008년 이후 네팔 정부에서 자치권을 인정하지는 않으니

이제 Welcome to Lo-Manthang으로 수정해야 될 듯하다.

 

 

저렇게 물통 꼭지를 틀어놓고 세수 하다가는 비누칠을 다 씻어내기도 전에 물이 떨어질텐데.....

 

과거 티벳 여행 시 가이드가 하는 말에 따르면

티벳 여인은 아주 강인하다고 한다

남자들이 힘들어 못하는 일을 여자는 해낸다고 한다

산모가 애를 놓고 3일 후면 일 하러 나온다고도 한다

 

 

 

 

로만탕의 롯지

 

닥마르에서 7시부터 트레킹을 시작해 4,000m대 고개를 두 번 넘고

16.1km를 약 9시간 동안 걸은 날이다

몸은 손끝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하여 파김치가 되었지만

한편 내가 무슨 힘으로 걸었는지 뿌듯하기도 하다

 

모처럼 따뜻한 온수에 샤워하고 나니 기분이 그렇게 개운할 수 없다

순간 오늘 정말 힘들게 걸었다는 사실의 고통이 아주 먼 옛날 기억처럼 아스라히 사라지는 듯도 하다

그래야 내일 다시 새로운 기운으로 걸을 수 있을 터이고.....

 

이날 난 저녁을 먹자마자 기절하듯 쓰러져 잠이 들었다

이렇듯 무스탕에 들어온 이후 저녁을 먹고나면 곧 잠들고 새벽이면 일어난다

낮이면 걷고 밤에 일찍 잠드는 단순한 삶의 패턴으로 바뀐 것이다

보이는 것은 산의 물결이고, 들리는 것은 바람 소리이다

오관이 매일 단순한 것만 보고 듣고, 하는 일이 매일 걷는 일 뿐이니 사람도 단순해졌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