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30711 디비쪼다

서영도 2023. 7. 11. 11:56

 
작년 10월 일본 오제 트레킹 후 지금의 림프종이 발견되었고
그 이전 평균 두 달에 한번씩  하던 여행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난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하기도 하지만
관련된 서적을 구입해 읽는데 나름 일정 정도의 정보를 파악한 후 여행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작년 7월 라다크 여행 시에는 여행지 관련 어떤 책도 읽지 않았고
인터넷으로도 정보를 알아보지 않고 그냥 떠났었다 
 
티벳 여행 시는 여덟 권 정도의 관련 서적을  읽은 후 갔었지만
라다크는 인도의 북쪽으로 마치 혹처럼 불쑥 튀어나온 지역으로 중국의 티벳과 맞닿아 있고
경제적으로 낙후되었을 뿐 아니라 5년 전 다녀온  티벳(서장자치구)과 동일 문화 기원이어서 티벳과 별다를 게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해보니 라다크는 티벳과는 비슷한 면도 많았지만 다른 점도 꽤 많았다
티벳은 1950년 중국이 점령한 후 달라이라마에 의한 신정일치의 통치체제가 무너지고
이후 한족이 꾸준히 이주해오며 현재는 본래의 전통 티벳문화가 상당부분 소실되었다고 할 수 있다
 

라다크 여행을 다녀오고 딱 일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라다크 관련 책 한 권을 읽었다
`오래된 미래`인데 작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스웨덴 출신의 언어학자로
1975년부터 16년 동안 라다크에서 거주하며 고유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던 라다크가
외부의 환경에 노출되며 전통적 생활 공동체가 해체되는 변화과정을 외부인의 시각으로 지켜보고
향후 라다크의 지속발전을 위한 건설적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라다크 여행 후 일 년이 지나서야 라다크 관련 책을 읽었으니 
뒷북을 쳐도 이만저만 뒷북을 친 게 아니다
그야말로 사투리 `디비쪼다`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디비쪼으지 않았더라면  `오래된 미래`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티벳과 라다크를 야행하며 그들의 독특한 생활 방식과 전통적 불교문화를
직접 눈으로 봤었기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라다크, Ladakh, `고개의 땅`이란 의미이다
티벳의 평균고도가 해발 4,000m인데 라다크도 히말라야산맥을 끼고 있어
고산지형의 수많은 고개가 있는 땅이란 의미이다
그동안 다녀온 수많은 여행지 중에서 라다크는 다시 한번 더 가고싶은 생각이 드는 곳 중의 하나이다
거칠고 황량한 대지 위에 그들만의 신앙심으로 꽃피운 소박하고 아름다운
공동체 문화와 풍속의 땅, 하늘을 품은 호수와 황량한 대지를 라다크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
트레킹 하고싶은 다른 여행지도 많컨만 문제는 체력이 언제쯤 예전의 정상을 되찾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