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40218~25 운남성 / 귀주성

서영도 2024. 2. 26. 20:10

 
 
여행 기간   :   2. 18.  ~  2. 25.
 
 
1. 원양제전 (元阳梯田)
 
` 황홀하게 반짝이는 윤슬`에 넋을 놓다
 
처음
인터넷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그림인 줄 알았다
그리고
직접 두 눈으로 봤을 때는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이 세상이 아닌 것만 같았다
 
중국 소수민족인 하니(哈尼)족이 운남성의 고산 산비탈에 만든 다랑이논에
물을 대는 시기에 그야말로 진풍경이 펼쳐진다
생존을 위해 피땀으로 이룩한 삶의 현장이 역설적으로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계 7대 인문경관으로 변천하는데 물론 세계문화유산이다
 
원양에서 다랭이논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은
라오후쮜, 빠다, 뚜어이슈 등 3곳이다
 
 
1) 라오후쮜(老虎嘴)의 오후
 
대성당의 벽면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의 채색이 화려함의 극치일진대
은빛톤 글라스만으로의 장식이 만들어낸 단순함과 고아함은 화려함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2) 빠다( 坝达)의 일몰
 
고도 1100 ~ 2000 m 사이의 산비탈에 3000층으로 쌓아 하늘에 이르는 사다리를 완성했다
마치 누가 고용한 호수에 돌맹이를 던졌는지 동심원 형태의 물결이 잔잔히 퍼져나가는 듯하기도 하다
 

 

 

 
3) 뚜어이슈( 多依术)의 일출
 
일출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니 벌써 대포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다
겨우 빈틈을 찾아 끼어들다시피하고 강풍과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무작정 기다렸다
 
칠흙같던 어둠이 가시고 일출 30분 전 박명의 어둠 속에 하얀 빛깔의 물체들이
무더기로 일렁이는 듯하더니 어느 순간 기괴한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난 분명 다랑이논을 보러 왔는데 이 어찌된 일인가......
 
내가 지금 페루 살리나스의 계단식 염전밭에라도 와있는 것일까,
혹시 밤에 눈이라도 내렸던 것일까,
아니면 추위에 다랑이논에 댄 물이 얼어 표면에 죄다 살얼음이라도 낀 것일까,
 
이도저도 아니면 메밀밭에라도 와있는 것일까,
이효석이 달빛 아래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이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하다고 했던
봉평의 메밀밭도 이런 모습이었을까.....
 

 
 
 

 

 
일출의 시작과 더불어 햇살의 변화에 따른 색조의 변화무쌍을 카메라에 담느라
난 고도 1800m의 겨울 추위와 강풍을 오래 동안 아랑곳 하지 않았다
 
도대체 세상은 어쩜 이렇게도 많은 신비를 간직한 것일까....
세상의 신비를 하나라도 더 알고싶은 충동에 지병의 완치에 대한 욕망도 새삼 일어나는 듯하다
 
 
이틀 동안 라오후쮜, 빠다, 뚜어이슈를 둘러보는 동안
나를 태운 빵차의 기사는 하니족 여성이었다
내가 조수석 옆자리에 앉으며 그녀에게 건넨 한 마디...
 
'哈尼族的女人都像你一样漂亮吗 ?' (하니족 여자는 모두 너같이 예쁘니?)
나의 립서비스를 들은 그녀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쳤고
이후 나의 일정이 아주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2. 푸저헤이( 铺者黑)
 
푸저헤이는 소수민족인 이족(彝族)의 언어로 `물고기와 새우가 많은 호수`란 의미이다
 
선녀들이 사는 하늘 세상을 속세에 그대로 본떠서 펼쳐 놓은 듯 그지없이 아름다운 풍경이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산봉들이 줄지어 있고 그 사이로 호수가 보석처럼 자리잡고 있는 카르스트 지형이다
 

 
 
 
 
3. 나평( 罗平) 유채밭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도 노란색 들판이 이어진다
내가 노란색 렌즈의 선글라스라도 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이 온통 황금으로 장식된 동화속의 나라에 온 것인지 모르겠다...
 
2월 중순 ~ 3월 중순 사이에 30 km 둘레의 광활한 대지에
지평선까지 노란 물결의 향연이 펼쳐져 꽃의 바다를 이룬다
 

 

 
이후 일정상
운남성에서 귀주성으로 넘어간다
대륙의 땅은 정말 넓고 넓다
두 성(省) 모두 산지가  94%인 산악지형이어서 꼬부랑 산길을 거치지 않을 수 없고
省 하나가 대한민국 땅덩어리보다 넓으니 하루 5~7 시간 이동은 감내할 수밖에 없는 고통이다
 
 
 
4. 마령하대협곡
 
하늘에서 내려다 봤을 때 칼로 베어 놓은 듯한 모양이어서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길이 75 km, 높이 120 ~ 180 m
 
 

 
 
 
5.  흥의 (興义) 萬峰林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봉우리들이 마치 죄다 사발을 엎어놓은 듯하기도 하고
탱탱히 부풀어 오른 여인네의 젖무덤같기도 하여 육감적이기까지 하다
 
동서 200 km, 남북 수십 km가 넘는 카르스트 지형의 장관이다
누군가 수를 세다 지쳐서 만 개는 될 것 같다고 해서 만봉림이라 한다
 

 
 
 
6. 황과수폭포群
 
1) 두파당 (陡坡塘)폭포
가파른 경사의 폭포란 의미이다
 

 
 
2) 천성교(天星桥)
 

 
 
3) 은련추담 (银链坠潭)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은목걸이 다발이 흩어지는 양상이라 하여 불리는 이름이다
 

 
 
4) 황과수폭포
 
18개의 황과수폭포군에서 제일 큰 폭포이다
주변에 황과수나무가 많아 불리는 이름이다
황과수 열매는 겉은 오렌지 모양인데 속 한 쪽을 먹어보니 니맛도 내맛도 아니라 바로 뱉었다
 
높이 71m, 폭 81m로 동양 최대, 세계 4대 폭포이다
폭포 뒤로 들어가 볼 수도 있어 전후상하좌우의 6방향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운남성에서는 30도를 웃도는 날씨이더니 귀주성에 오니 영하로 떨어져 단기간에 기온차가 무려 30도를 넘는다
중국이란 나라 정말 진기하고 신기한 게 많은 요지경 나라임에 틀림없다
 
 
7. 서강천호묘채 (西江千户苗寨)
 
개리(凯里)에 있는 소수민족 묘족의 마을로 1400호, 6000여명이 거주하는 이천년 역사의 마을이다
 
 
촉의 제갈량이 북벌을 계획할 떄 위를 정벌하기 전 배후를 먼저 평정하기로 하고 남만의 맹획 정벌에 나선다 
제갈량은 단지 무력에 의한 굴복이 아닌 진정한 복종을 위해 맹획을 일곱 번 잡고 일곱 번 풀어준다
그 칠종칠금(七纵七擒)의 대상인 맹획이 활동한 근거지이다
 
 
주변 산에 상고대가 필 정도로 춥고, 바닥은 살얼음이 끼어 어찌나 미끄러운지
두어 시간 동안 뒤뚱거리고 어기적거리며 돌아다녔다
늙은 놈이 자칫 넘어져 객사라도 하면 그런 낭패가 없을테니까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마치 뒤가 급해 화장실 찾아 다니는 줄 알았을 것이다
 

 

 
마을의 전체적인 모습은 그동안 보아왔던 중국의 고성들과 별반 차이는 없어 보였다
점심을 위해 식당에 들었는데 이 지역은 아예 난방 설비라고는 없는지 실내가 너무 추웠다
주인장한테 볼멘소리를 던진다
‘开空调吧 我冻死了’(히터 좀 틀어라, 내 얼어죽겠다).
 
이상 간략히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