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25. 4. 2.
코 스 : 두척동 ~ 서마지기 ~ 무학산 ~ 마재고개 능선
시 간 : 3시간 40분
신라 말기 이곳에 머물렀던 최치원은 마산의 후방을 병풍처럼 막아선 산의 형세가
마치 학이 춤추듯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모습이라 하여 舞鶴山이라 하였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두척산(斗尺山)이라 불렸는데
이는 이 지역에 조창이 있어 쌀이 많이 쌓였고 쌀을 재는 단위인 `말(斗)`과
쌀이 싸인 높이를 재는 단위인 `척(尺)`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현재는 더 이상 두척산으로 불리지 않아 과거의 명칭으로만 남았지만
두척동이 남아 있어 한때 두척산으로 불렸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두척동에서 출발하는 산행을 생각하며 정보를 얻으려 검색을 해봐도 두척동 기점의 산행기록은 거의 없었다
즉 무학산 산행을 위해 두척동을 찾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한 달 전 두척동 산행을 처음 하며 산길이 제대로 남아있을지 궁금했다
역시 산길은 묶어 있어 첫산행 때는 세 시간 정도 산길을 찾느라 헤매기만 했을 뿐
제대로 올라보지도 못하고 실패했는데 마침 만난 현지인을 통해 정보를 얻는데 만족했다
두 번째 산행에서 무학산 정상을 밟았고 원점회귀산행으로 올랐던 길과는 다른 루트를 따라 되돌아 왔었다
오늘이 두척산 기점의 세 번째 산행이다
두척계곡을 따라 올라 두척계곡의 발원지인 청량샘을 찾아보고
아울러 무학산이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하여 김해의 동신어산까지 이어지는 낙남정맥에 속하는 바
하산은 낙남정맥 길을 따라 마재고개 방향으로 내려올 계획이다

산행루트(적색선)
두척동에서 무학산 정상에 이르는 길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현재는 산길이 묵은 상태이다
낙엽이 두텁게 쌓여있기도 하고 계곡을 횡단하는 부위에서는 폭우로 산길이 유실된 부분이 있기도 한 상태이다
하지만 산길의 형태를 보면 옛날에는 분명 왕래가 꽤 많았던 것 같다
곳곳에 바위를 쌓아 경사로 부분을 계단처리하는 등 아주 잘 다져진 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정상에 이르기까지 산길은 윗지형도에서 처럼 자주 좌측으로 크게 꺽이기를 반복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좌측으로 꺽이어 한동안 후방으로 향하기도 해 초행자라면
산길을 잘못 들어선 게 아닌가 하고 착각할 정도이기까지 하다

두척동에서 무학산 정상에 이르는 길은 두 갈래이다
계곡길과 능선길의 두 갈래이다
아래 산행트랙을 첨부하니 gps산행에 참고가 될 것이다


산속의 봄은 언제나 노랑색 꽃을 앞세우고 온다
날씨가 여전히 쌀쌀해 올해는 봄꽃 소식이 늦은 편이다
산벚꽃은 한 그루도 피지 않았는데 고도 500m에 이르니 이제서야 생강나무 꽃이 피어있다
생강나무는 불을 때면 연기가 나지 않아 과거 빨치산들이 토벌군에 발각되지 않고 밥을 짓기 위해 사용했었다

고도 650m를 넘어서며 키높이 이상으로 웃자란 진달래 군락지 사이로 산길이 이어진다

청량샘
고도 684m 지점에 위치하였는데 두척계곡의 발원지에 해당한다
서마지기 도착 직전 산길이 좌우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우측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된다
(첫사진 지형도의 산행트랙에서 둥근 화살표 지점)
현재는 찾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낙엽이 쌓여 지저분한 상태이다
샘을 청소하면 충분한 식수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아 무학산 정상 부근에 비박한다면 유용한 식수원이 될 것이다

서마지기 주변의 진달래 군락지
무학산도 진달래 산행지로 좋은 곳 중의 하나이다
진달래가 피려면 약 열흘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어디에나 올되는 놈은 있기 마련이다
어중이떠중이 속에 홀로 피어 군계일학의 품격을 잔뜩 뽐내고 있다 할까
난 초등학교 시절 엄청 늦되어 4학년이 되어서야 국어책을 읽을 수 있었다
당시 나의 앞집에 나와는 정반대로 엄청 올된 계집애가 있었는데 하필 나와 같은 반이었다
내가 책을 읽지 못해 벌청소를 하는 날이면 잽싸게 우리집으로 달려와 고자질을 했었다
결코 유쾌하지 않을 소식을 듣고도 전혀 내색하지 않으셨던 어머니한테 난 언제나 감사한 마음이다



목련나무는 으레 집 주변 저지대에 자라는 게 일반적이다
근데 무학산 정상 761m 주변에 흰꽃을 피운 게 보여 과연 목련나무인지 의아해할 정도였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고산식물처럼 나무가 높게 자라지 못하고 꽃송이도 작다

낙남정맥길을 따라 마재고개 방향으로 내려서니
고도 300m쯤에는 진달래가 한창 피어 꽃길을 이루었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김소월은 떠나는 님에게 사뿐히 즈려밟고 가라 했건만
난 그럴 시간도 없고 빨리 하산해야 하니 건둥건둥 지나친다

현호색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가풀막 오르막에서 내뿜는 거친 숨결에
몸의 찌뿌둥함도 마음 속 심란함도 함께 내뱉어지는 걸까
산행 후 언제나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곤한다
루소는 끊임없는 산보자였다
그는 걸어야 생각이 났다
` 나의 머리는 나의 다리와 함께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고 말했다
내가 그렇다
인생은 걸음이다
생각하는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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