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170617~25 노르웨이 3 <프레이케스톨렌>

서영도 2017. 7. 1. 15:15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

 

 

조식을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며 Refsvatnet호수 너머로 눈길을 돌리니

어제같은 날씨의 불운은 더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름이 산위로 올라가며 걷히는 양상인 게 맑아지고 있는 것이다

체크아웃 후 캐리어를 맡기고 조식과 함께 샌드위치 점심을 준비하는 마음이 한층 가볍다


 

 

 

 

 

노르웨이 서쪽은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강해 지붕 위 잔디를 심으면 단열 효과 뿐만 아니라 유지에도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일년에 한번 정도 염소를 지붕 위에 올려 놓으면 잔디 정리가 된다고 한다


 

 

< 숙소 Preikestolen Fjellstue >

 

8:40 경 숙소를 출발한다

식수는 실내 탭워터를 그대로 받아 담고 트레킹 도중 흐르는 계곡수를 받아 보충하면 된다


 

 

 

프레이케스톨렌은 어제의 세락볼튼과 함께 뤼세피오르드에 연해 있는데

피오르드 수면으로부터  604m 높이, 면적 25 평방미터의 정방형 형태로 제단바위(Pulpit Rock)로 불린다

 

 

 

 

왕복 8km, 대략 4~5시간 소요되고 쉐락볼튼 트레킹에 비해 업다운도 덜해 어제보다 수월한 트레킹이다

하지만 시차적응이 완전하지 못해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고 어제의 우중 트레킹 후유증 탓인지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나이탓에 피로회복이 더디다는 게 무엇보다 주된 이유일 테지만.....


 

 

 < gps트랙 >

 

 

 

2013~2014년에 네팔의 셀파들이 와서 트랙을 정비했다고 한다


 

 

 

출발지점 274m, 프레이케스톨렌 604m로 고도차가 304m 밖에 되지 않지만

문제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연이어지는 트레킹이다

 

 

 

 

 

 

0.5km 첫번째 힐을 올라 뒤돌아 보니 어젯밤 묶었던 숙소 프레이케스톨렌 피옐스튜(Preikestolen Fjellstu)의 모습이 드러나고

바로 옆에 프레이케스톨렌 주차장도 보인다

시설도 무난한 편이지만 무엇보다 숙소의 위치가 프레이케스톨렌 트레킹 시작점에 있다는 게 좋았다

 

호텔처럼 숙소가 좋으면 멀리 떨어져 있어 아침 일찍 출발해 나와야 하는데

관광으로 왔다면 더 안락한 숙박시설을 선호하겠지만 트레킹을 주목적으로 온 마당에는

다인실 산장이면 어떻겠는가

상황조건에 따라 만족도는 달라지는 것이다


 

 

 

가이드 아레는 스타방에르에 거주하는 대학을 갓 졸업한 22살 청년이다

오늘은 머리를 꽁지머리로 묶었는데 첫날 스타방에르 공항에서 보았을 때는

노란 곱슬머리를 치렁치렁 풀어 늘어뜨린 모습이었기에 뒷모습을 보고

여자인 줄 알았다고 하니 본인도 빙그레 웃는다


 

 


 

 

 

세계각국의 사람들이 아침부터 붐비는 걸 보니 프레케스톨렌이 세계적 관광명소란 걸 실감할 수 있다

내가 노르웨이에 온 동기도 수 년 전 보았던 프레케스톨렌 사진 한장에서 비롯되었다

흔히 노르웨이 3대 피오르드 트레킹이라 면 쉐락볼튼, 프레이케스톨렌, 트롤퉁가를 말하는데

쉐락볼튼과 트롤퉁가는 이후에 알았다


 

 

 

멋진 곳까지 차량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다리품을 팔아야만 그 보상으로  정말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늙어 다리힘이 빠지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트레킹을 가려는 이유이다


 

 

 

 

 

숙소와 프레이케스톨렌 사이의 거리는 4km이다


 

 

 

프레이케스톨렌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에 저 아래쪽으로 뤼세피오르드가 보이기 시작한다

 

 

 

 

트레킹의 후반부는 깔딱고개는 없고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만 있는 평탄한 암반지형이 이어진다

 

 

 

 

 

 

프레이케스톨렌이 가까워지면서 트랙이 뤼세피오르드 쪽으로 접근하기 전 위험한 곳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난간이 설치되기 전에는 중국의 잔도를 거닐듯 가까스로 통과했을 구간으로 보인다


 

 

 

천길 낭떠러지의 뤼세피오르드가 바로 좌측에 있는 지점까지 왔으면 프레이케스톨렌은 코앞이다


 

 

 

 

 

저 앞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프레이케스톨렌이다

어제 쉐락에서 된통으로 당한 심적 후유증 때문인지 지금 이 순간 날씨가 흐리지 않고 햇빛이 쨍하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들떠서인지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뤼세피오르드의 전경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있다

 

 

 

 

 

 

 

 

 

 

 

 

 

 

 

여태 보아왔던 사진만으로 프레케스톨렌은  25평방미터의 정사각형 평면일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프레이케스톨렌 위에 직접 섰을 때는 표면이 제법 굴곡져 있어 언뜻 첫눈에 정사각형 형태로 보이지는 않았다

나중에 더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 보고서야 정사각형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험하게 인증샷을 찍으려다 떨어져 죽는 사고가 가끔 생기기도 한다

 

 

 

 

1896년 3명의 농부가 배를 타고 아래를 지나가다 발견하여 처음에는 납짝한 이빨(Planed Tooth)로 불렸다

 

 

 

 

프레이케스톨렌 위에서 바라본 뤼세피오르드 전경이다

피오르드 우측 저멀리 보이는 곳이 어제 올랐던 쉐락이다

오늘 날씨만 같았으면 쉐락볼튼 위에 제대로 섰을 텐데 하는 진한 아쉬움이 되살아난다

그러나 한꺼번에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니 어쩌겠는가.......


 

 

 

아래를 지나는 유람선이 비행기 창밖으로 내려다 보는 세상처럼 제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하얀 물보라의 꼬리가 길게 이어지고있음은 유람선이 꽤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반증한다

604m의 높이가 실감나지 않을 뿐이다

역시 대자연에서 인간의 시각은 거리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서리에 걸터앉아 보니 그다지 무섭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미 대자연 속에서 거리감을 상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뤼세피오르드의 길이는 동서로 42km이다

10,000년 전 빙하의 위력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측정 불가능한 힘이었다

604m의 바위를 직각으로 잘라 두쪽낸 다음 한쪽은 깨끗히 청소하듯 쓸어버렸고 나머지 한쪽은 프레이케스톨렌으로 남겨두었다

하기야 42km의 피오르드를 수백 미터의 깊이로 파내는 힘인데 뭘 못할까....

 

 

 

 

프레이케스톨렌 뒷쪽 저곳을 올라보기로 마음먹고 오를 수 있는 T자 사인의 트랙을 찾아 나섰다

절벽 수준이어서 트랙이 아니면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뒷쪽 힐을 올라 내려다보고서야 프레케스톨렌이 정사각형 구조라는 걸 인증할 수 있었다

프레이케스톨렌 트레킹에서 이 모습을 보지 못한다면  앙꼬 빠진 찐빵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와이나피추를 올라야 마추피추의 전체적 모습을 볼 수 있듯이 이 모습을 보지 못하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격이다


 

 

 

프레이케스톨렌 안쪽으로 크랙이 크게 가있는 게 보인다

하지만 이 세상이 다하는 날까지는 프레케스톨렌이 깨져 뤼세피오르드 물속으로 떨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가이드 아레는 프레이케스톨렌에 남아있고 혼자 뒷쪽 힐을 올랐다

내려오며 180도로 휘어지는 부위에서 트랙을 못보고 직진하는 바람에 길을 잃었다

대충 편한 곳으로 내려서면 되겠지 생각하고 진행했는데 온통 절벽 바위 뿐이어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gps트랙을 기록하고 있었기에 gps를 보며 트랙이 확실했던 곳까지 되돌아갔고 트랙을 다시 찾아 내려섰다


 

 

 

프레이케스톨렌을 떠나기 전에

 

 

 

 

 

 

 

 

 

 

저멀리 바다 너머 보이는 곳이 스타방에르이다


 

 

 

 

 

 

 

 


예상 트레킹 거리 8km, 소요시간 4~5시간이었지만

실제 gps기록 상으로 9.64km, 5시간 40분이 걸렸다

뒷쪽 힐을 올랐고, 길을 잃어 잠간 헤맸고,  

어제 쉐락에서는 추위에 떠느라 쫒기듯 내려섰지만 프레이케스톨렌에서는 한참 여유를 부렸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서부는 워낙 비가 많고 날씨가 변덕스러운 지역이다

만약 프레이케스톨렌마저 안개에 묻혔더라면 아마 난 졸도를 했을지도 모른다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되돌아 내려오는 도중 날씨가 흐려지며 빗낱이 듣기도 했지만 프레이케스톨렌에서 전망을 즐길 동안까지는

화창했으니 오늘 날씨 운은 좋았다고 할 것이다

내일의 일정을 위해 오다(Odda)로 차량 이동하는 중에는 세차게 쏟아지기도 했지만 아무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동안 여행의 날씨 운은 좋다고 자랑해왔지만 첫날 쉐락볼튼에서부터 세찬 비바람을 맞는 바람에

이번 여행에서는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오늘만 같으면 날씨 운 좋다는 자랑을 다시 해도 될 성싶다

 

 

 

 

 

 

 

 

Preikestolen Fjellstue에서 오다(Odda)까지는 차량으로 약 4시간 거리이다

도중 옐멜란드(Hjelmeland)와 네스빅(Nesvik) 구간은 페리를 타고 여센피오르드(Josenfiorden)을 건너기도 한다

 

 

 

 

 

내륙지방의 창밖 풍경은 한국의 여름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한국의 한겨울 풍경과 하나도 다를 게 없어 보는 것만으로도 추워 덜덜 떨리는 느낌이다

 

 

 

 

 

비가 잦다보니 수량도 엄청나게 풍부해 곳곳에 보이는 폭포마다 거대폭포 일색이다

이들중 아무거나 하나 한국에 갖다놓으면 남한 제일의 폭포라고 해도 무색하지 않을 것이다

 

 

 

 

 

부엘 빙하

 

 

 

 

 

 

숙소 트롤퉁가 호텔(Trolltunga Hotel)

 

오다에 온 주목적은 노르웨이 피오르드 트레킹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트롤퉁가에 가기 위함이다

내일 하루는 가벼운 트레킹으로 몸을 풀고 모레 12시간의 장거리 트롤퉁가 트레킹을 대비한다

 

 

 

 

 

늦은 시각 숙소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 자리에 앉았지만 입맛이 없다
아직 배가 덜 고픈 것이다

나중에 배가 고프면 뭘 못 먹을까만은....